해가 뉘엿뉘엿 저물 무렵에 잠이 들었다.
그리고 눈을 떴을 때 해는 져있었고
세상은 어두웠다.
 
어두운 곳에서 혼자 눈을 뜬 나는
문득 두려움을 느꼈다.
깊은 공포가 외로움과 함께
아지랑이처럼 목구멍으로 넘어오고 있었다.
 
그리고 네 생각이 났다.
어두운 밤에 혼자 깨어나면
무섭다고 하던 너.
 
알고 있었다.
사실은 나도 무섭고 외롭다.
사실은 나도 네가 가장 좋았다.
하지만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었다.
오히려 네게 나쁜 짓만 하게 되었다.
 
그래서,
너 때문에,
무서움을 참고
외로움을 참고
눈뜬 시간의 반 이상을 고통 속에서 보내는 인생을
담담히 받아들여야했다.
 
미안해...미안해...


2007년 여름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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